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 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김남조(1927~ )‘너를 위하여’<풍림의 음악>, 1963
김남조시인은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수(星宿)》,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였다.
초기에는 인간성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시풍을, 이후에는 로마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적 사랑의 세계와 윤리 의식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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