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시와 문화)

꽃.. 김춘수

카이로스3 2022. 1. 13. 22:34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는

그의 꽃이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이고 싶다.

 

 

ㅡ 김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