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두자 연간 매출 확대 기대감이 커진다. 대만 지진으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쟁사가 첨단 기술 경쟁에서 주춤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303조원~308조원대, SK하이닉스는 66조원~74조원대의 연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된 수치다. 침체됐던 반도체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반등했고, 메모리 평균거래가격(ASP)도 올랐다는 게 근거다. 특히 주문량 폭주로 솔드아웃(매진)된 HBM에서만 13조원이 넘는 누적 매출이 나올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양사의 1분기 실적은 일종의 예고편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9100억원으로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2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이익인 2조 8860억원을 기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모리 시장은 이제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다운턴(하강 국면)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국내 메모리 업체가 유독 업황 반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은 높은 수준의 첨단제품 경쟁력에다 감산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이다.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자 엔비디아·AMD 등 대형 고객사들은 연초부터 AI서버용 메모리 주문량을 꾸준히 늘렸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략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재고 수준은 낮아지고 ASP는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 상승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15~20%로 상향 조정했다.
D램 제조사들이 대거 포진한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도 영향을 줬다. 대만산 D램의 70%를 만드는 타이중과 신주 등지의 제조사들이 강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자, 가격이 뛸 것을 우려한 고객사들이 선제적으로 D램 재고 확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대만 기업 대신 적기 공급이 가능한 국내 기업의 수주 물량이 늘었다.
파운드리 부문의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한다며 5나노 이하 선단(첨단) 공정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경쟁자인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자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1.4나노 팹(공장) 건설을 미룬 것과 대조적이다. TSMC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3나노를 포함한 7나노 이하 선단 공정 매출 비율은 크게 줄었다.
양사 총수들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요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첨단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독일 기업 자이스를 방문해 파운드리·메모리 협업 방안을 논의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물량까지 솔드아웃되는 등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역대 1분기 최대 파운드리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반도체 호황기인 2021년~2022년 수준 실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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