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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차부품 매출 16조..톱10 눈앞

카이로스3 2020. 12. 28. 19:19

LG그룹 차부품 매출 16조..톱10 눈앞

[이종혁,박재영 입력 2020. 12. 28. 18:12]

 

2017년 9.6조에서 급성장
이미 글로벌 15위 부품사로
내년 20조 매출·10위도 가능

자동차에서 'LG의 미래'를 본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청사진이 현실로 다가왔다. LG 계열사의 올해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배터리 사업 총매출이 16조원을 넘긴 것으로 28일 파악됐다.

자동차·전자 업계 전망을 종합한 결과 올해 LG는 전장·배터리 사업에서 총 16조2000억원(약 147억달러)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9조6000억원 대비 약 1.5배가 넘는다. LG전자 차량용 전장(VS)사업본부는 5조8000억원(ZKW 매출 포함)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의 예상 매출액은 1조1800억원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올해 전기차(EV) 배터리 매출 8조원,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출 약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각각 올렸다고 본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매년 발표하는 100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의 매출액과 비교하면 LG 계열사들의 전장·배터리 사업은 15위에 해당한다. 독일 로버트보쉬·콘티넨탈·ZF, 일본 덴소,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 한국 현대모비스를 잇는 글로벌 부품사라는 얘기다. LG는 VS사업본부(7조원 이상),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10조원 이상)을 비롯해 각 계열사의 내년 자동차 부품 실적 목표가 현실화하면 매출 20조원 이상의 글로벌 10위 안쪽 부품사로 도약한다. 특히 LG전자가 24일 마그나와 1조원대 합작사(JV) 설립계약을 맺어 차세대 EV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면서 LG는 미래차 파워트레인까지 선점하게 됐다.

[이종혁 기자 / 박재영 기자]


6년전 3兆 매출이 16兆로…LG, 車부품 명가로 '퀀텀점프'


車전장·배터리 매출 16.2조

구본무 씨뿌리고 구광모 베팅
구본준도 성장에 '징검다리役'
테슬라·도요타·벤츠·현대차…
사실상 글로벌車는 모두 고객

車배터리·통신·DP '세계 1위'
추가 M&A 나설지 시장 촉각

LG전자가 차량용 부품(VC)사업본부(현 VS사업본부)를 신설한 이듬해인 2014년, LG그룹 전체의 자동차 부품 매출은 3조원 초반대였다. 2015년 4조5000억원으로 증가한 매출은 2017년 9조6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는 총 16조2000억원으로 1.5배 성장이 기대된다. 3조원대에서 16조원대까지, 6년 새 증가폭이 5배를 넘는 '퀀텀점프'다. 고(故) 구본무 LG 회장은 2000년에 일찌감치 전기차(EV)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지시하며 글로벌 배터리 1위 초석을 다졌다. 동시에 차량용 전자장비(전장)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했다. 이어 LG전자는 200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차량용 통신·인포테인먼트를 위한 텔레매틱스 단말기 계약을 따냈다. 자동차 부품사로서 LG의 첫 발이었다.

자동차 부품업계 진입 장벽은 LG가 그동안 해왔던 전자 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극한과 극서 등 어떤 가혹한 환경에서도 10년 이상 변함없는 성능을 발휘해야 하고, 그만큼 부품사 선정도 까다롭다. LG는 GM과 장기 계약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전장 영토를 조금씩 확장했다. 2009년 LG화학은 GM EV 배터리 단독 납품사로 선정됐고 현재는 현대·기아자동차, 폭스바겐그룹(아우디·포르쉐 등 포함)은 물론 테슬라모터스,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 대부분에 EV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의 핵심인 텔레매틱스는 여간해선 부품사를 바꾸지 않는 일본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전자는 두 번의 도전 끝에 2015년 도요타자동차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고 올해는 혼다자동차와의 계약도 따냈다.

구본무 회장이 기술로 자동차 부품 사업의 씨를 뿌렸다면, 구본준 LG 고문은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성장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벤츠·BMW 같은 완성차 최고경영진을 삼고초려로 찾아가 계약을 직접 맺으며 초창기 전장·배터리 급성장을 주도했다.

구광모 현 LG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M&A) 베팅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 성장폭을 키웠다.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차량 조명기업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LG는 10조원 이상 현금성 자산을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광모 회장은 이를 지렛대 삼아 추가 M&A에 나설 듯하다"면서 "LG의 경우 아직 역량이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인수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LG의 자동차 사업은 이처럼 오너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내년에도 순항을 예고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매출 목표가 18조원이다. 이중 10조원 이상을 EV 배터리 사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조8000억원 규모였던 VS사업본부 매출은 내년에 7조원에서 최대 8조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조2000억원에 그친 차량용 디스플레이(DP) 패널 매출을 내년에 2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LG는 이미 주요 자동차 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고지도 밟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9월 누적 기준 EV 배터리 점유율 24.6%로 파나소닉과 CATL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IHS마킷 기준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에서 점유율 20%로 1위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시장에서 16~20% 점유율로 역시 1위에 오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종혁 기자 / 박윤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