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카지노사의 올해 3분기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효과로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회복세가 뚜렷했으나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랜드는 계절적 성수기를 누리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 최대치다. 매출도 2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했고, 순이익은 437억원으로 2.5% 늘었다.
주력인 카지노 부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1% 증가한 1158억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우리나라와 무비자 정책이 재개된 일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중국이 올해 8월부터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가 3분기 거둬들인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현금을 칩으로 바꾼 금액)은 1조668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일본 VIP고객이 7500억원, 중국 VIP고객이 2570억원을 써 두 나라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카지노의 경우 VIP와 매스(Mass·일반고객) 모두 드롭액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GKL도 3분기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은 966억원으로 29.8%, 순이익은 120억원으로 140.6% 각각 늘었다. GKL도 일본과 중국 방문객 효과를 봤다. 이 기간 전체 입장객 53만명 가운데 일본 입장객이 13만5000여명, 중국 입장객은 24만5000여명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입장객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1%에서 22.5%포인트나 늘었다. GKL 관계자는 "해외 VIP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현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중화권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상승세와 달리,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는 3분기 영업이익이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매출도 3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떨어졌다. 이 기간 카지노 입장객 수는 64만236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총 드롭액은 1조4689억원으로 12.7%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7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입장객이 줄어든데다 코로나19 이후 불법도박 시장이 팽창하면서 강원랜드의 카지노 수요가 이탈한 결과로 분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강원랜드 방문객 수가 2019년의 85% 선에 머물며 더 이상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불법도박에 대한 단속 의지를 드러냈으나 실제 조치가 취해지고, 그 결과가 강원랜드 내방객 수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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