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
363억 투자한 세미파이브 상장으로 회수 나서
보유 지분 30% 매도해 297억 현금화…잔여 지분 평가가치만 656억
대형 회수에 몰로코·리벨리온 등 IPO 앞둬…실적 개선 가시성 ↑
[톱데일리] 지난해 다소 주춤한 실적을 거뒀던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세미파이브 상장을 계기로 본격적인 회수 국면에 진입하며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는 세미파이브 주식을 일부 매도했다. 당초 고유계정과 5개 펀드로 337만5300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상장 직후 이 가운데 30% 인 101만2590주를 매도해 297억원을 현금화했다. 미래에셋벤처의 총 투자금이 363억원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30% 매각만으로도 원금의 82% 가량을 회수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주식 부분 매각 이후에도 미래에셋벤처가 여전히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잔여 주식 수는 236만2710주로, 현재 세미파이브 주가(8일 종가 2만7750원) 기준으로 계산 시 잔여 지분에 대한 평가가치는 656억원 정도다. 이미 3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650억원이 넘는 잠재 회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잔여 지분은 향후 1년 동안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구조다. ▲1개월 73만9000주 ▲3개월 47만2000주 ▲6개월 53만1000주 ▲9개월 47만2000주 ▲1년 53만1000주 등 의무보유확약(락업)이 걸려있다. 특정 시점에 매도 압력이 집중되기 보다는 주가 흐름과 수급 상황에 따라 엑시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오버행 충격 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세미파이브 회수로 대형 엑시트의 시작을 알린 미래에셋벤처의 올해 실적도 기대된다. 지난해 미래에셋벤처 실적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며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래에셋벤처의 누적 매출은 약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168억원에서 128억원으로 줄었다.
미래에셋벤처는 반도체, 플랫폼, AI, 테크·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대형 IPO 엑시트가 제한적이었다. 벤처캐피털 특성상 투자자산 평가이익과 성과보수는 회수 시점, 펀드 만기 시점에 집중 반영되는데, 상장 일정이 지연되면서 실적 인식도 뒤로 밀린 영향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벤처의 벤처캐피털 부문 성과보수는 49억원 수준(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이다. 2024년 연간 성과보수가 114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누적임에도 불구하고 절반도 못 미치는 수익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세미파이브를 시작으로 대형 회수 사례가 실제 숫자로 확인되면서 그간 미뤄졌던 투자 성과가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몰로코,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포트폴리오들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몰로코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대형 회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향후 예정된 IPO들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실적 구조가 한 단계 달라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